logo

최고의 PCB 설계업체를 찾는다면?

2022/05/31

[캐파 파트너스] (주)조이(PCB설계)

경기도 부천 소재 PCB 설계 전문업체 ㈜조이의 사무실. 한쪽 벽에 붙어있는 낡은 모터가 눈에 띄었다. 모터가 담겨있는 봉지 겉면엔 '112,0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숫자는 이 모터에 전원이 잘 공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를 실시한 횟수를 의미한다. “우리는 미스(miss)가 거의 없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숫자다.

㈜조이 사무실에는 PCB 설계 경력이 50년 가까이 된 아버지와 3D 프린팅에 매료된 MZ세대 아들이 함께 출근한다. 아들이 사장을 맡아 회사를 운영한 지 5년째. 아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아버지가 설계를 한다. 아버지가 설계한 PCB 기판을, 아들이 출력한 3D 프린팅 시제품에 조립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PCB 설계와 3D 프린팅,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베테랑의 경험과 젊은 사장의 패기가 환상의 호흡으로 빛을 발하는 회사, (주)조이가 이번 캐파 파트너 인터뷰의 주인공이다.

thumbnail
조영재 대표(좌)와 부친 조창현 씨(우). [이하 모든 사진=Andy of 캐파]

디자인 전공 아들, 47년 PCB 경력 아버지와 의기투합

대표를 맡고 있는 1991년생 조영재 대표는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교 때 건축 구조물을 만들던 도중, 우연히 3D 프린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건축 구조물은 벽을 하나하나 만들어서 세워야하는 데 반해, 3D 프린팅은 전체 건축물을 한 번에 출력해냈다. 이 점이 조 대표의 흥미를 끌었다. 이후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해 일을 하던 중에도 틈틈이 3D 프린팅을 공부하며 사업 계획에 몰두했다. 결국 지난 2015년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본인이 직접 설계까지 배워 어엿한 PCB업체 대표가 됐다.

조영재 대표의 부친 조창현씨는 50년 가까이 한 세월을 PCB 설계 일을 해온 베테랑이다. 17살 때부터 PCB 설계 일을 시작해 PCB 경력이 올해로 47년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막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던 시기에 PCB업계에 입문한 조씨는 1983년엔 일본의 산요(SANYO) 전기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PCB 설계 업무를 맡아 한 분야에서 진득하게 경험을 쌓았다. 이제는 사업하는 아들이 맘 편히 의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주)조이의 가장 큰 자산이다. 조영재 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설계를 못해서 거절한 거래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들 부자와의 일문일답.

thumbnail
설계 작업하는 모습.

Q) PCB 설계와 3D 프린팅을 접목한 게 인상적이다

“PCB 설계와 3D 프린팅이 접목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PCB 보드는 결국 제품 케이스와 함께 조립되어 양산할 수 있어야 완제품으로서 의미가 있다. PCB 보드만 만든다고 끝이 아니다.

PCB 보드는 납작하지만 부품 자체가 갖고 있는 높이나 크기가 있다. PCB 보드를 제품 케이스 안에 넣었을 때 부품의 높이 때문에 조립이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제품의 완성된 형태까지 고려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3D 프린팅으로 시제품 케이스를 출력한 뒤 그 안에 PCB를 넣어 조립까지 마무리해본다. 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보면 설계, 개발비가 (중요한) 비용이지만 목업을 만드는 비용 또한 상당하다. (케이스 제작을 위해) 금형을 만들어야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수 백만, 수 천만 단위 아니냐. (주)조이에서는 3D 프린팅으로 사전에 문제를 점검하고 수정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조 대표의 말처럼 PCB는 사전에 오작동을 걸러내지 못하면 양산 단계에서 엄청난 비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사전에 오작동 여부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다.

Q) PCB 설계 단계에서 오작동을 검수하는 남다른 노하우가 있나

“직접 지그(JIG)를 만들어서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주)조이에서는 지그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지그를 (외부업체를 통해) 따로 제작하면 비용이 최소 몇 십만원에서 몇 백만원까지 든다.

PCB를 지그에 놓고 전원을 공급해서 잘 작동하는지 반복적으로 테스트한다. 많게는 11만 2000번까지 테스트해봤다. 기능적으로 A동작으로 설계한 결과가 A동작으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한다. 가끔 A동작으로 설계했는데 B동작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작동의 정도가 1이 작동해야하는데 3만큼 작동하는 오작동 케이스도 있다.

육안으로도 검사를 한다. PCB 쇼트가 불량인 경우 분리돼 있어야 할 납땜 부위가 서로 붙어있다. 니퍼로 따로 떼어내는 수작업을 해서 보완한다.

(그래도 불량이 생기면?) 불량 사항이 없을 때까지 반복해서 테스트하고 100% 완벽한 제품이 나왔을 때 고객 분들께 말씀드리는 것이 저희 일이라고 생각한다.”

thumbnail
11만2000번의 테스트 기록을 가지고 있는 모터. 사무실 한 쪽 벽에 붙어있다.

Q) PCB 설계상에 문제가 있는 제품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조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 중에 새니타이저를 자동으로 공급해주는 ‘꾹이’라는 제품이 있다. 센서로 손을 감지해서 새니타이저를 자동으로 짜주는 제품이다. 처음 설계했을 때는 새니타이저 분출구 쪽에 IR 센서가 1개만 있었다. 사용 테스트를 하다 보니 오작동의 소지가 있었다.

IR 센서는 빛을 감지해서 작동한다. 새니타이저가 나오는 주입구가 돌아가서 센서를 가리면 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더라. 센서를 주입구 양쪽에 총 2개를 달아서 센서가 가려지지 않도록 하고 동시에 손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를 수정했다. 센서가 1개만 있었다면 금형까지 제작을 완료했을 때 금형 비용을 버리는 셈인데 이를 예방한 것이다.

(센서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또다른 사례가 있나) 현관문에 센서 조명이 있지 않나. 사람이 지나갈 때만 센서 조명이 켜져야하는데, 가끔 사람이 없어도 조명이 켜지지 않나. 센서가 감지할 동작이 없는데도 작동하는 거다. 그런 문제들은 센서등 제품을 양산하기 전에 발견해서 설계를 수정해서 판매해야 한다.”

thumbnail
thumbnail
양산 PCB 제품(상)과 화장품 진동 쿠션 PCB(하)

Q) 특히 어려웠던 제품이 있다면

“다른 업체에서 생산을 하다가 오작동이 생긴 제품이었는데 개선 요청이 들어왔다. (확인해 보니) 발열의 문제가 있었다. 불이 날 뻔하기도 하고 PCB 주변의 사출물이 녹아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회로도도 없고, 데이터도 없었다. 그저 완제품 PCB만 가지고 오셔서 해결해달라고 하시니 난감했다. PCB를 뜯어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도 사용하는 부품의 전원부터 한 단계씩 문제를 찾아 들어갔다. 패턴을 짚어가면서 문제를 확인했다. 과전류를 먹는 부분, 전압이 불안정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찾아냈다. 과전류가 발생하면 열이 난다. 계측기로 짚어 보고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도 한 끝에 문제의 원인이 된 부품을 찾아냈다. 결국 부품을 작은 PCB판으로 교체했다.”

Q) 초보 운전자들에게 유명한 유튜버와도 협업했던데

“차폭을 체감하지 못하는 초보 운전자들에게 도로 차선을 안내해주는 제품을 만들었다.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올려놓으면 운전자의 시야에서 볼 때, 차선 도로가 LED 빔으로 앞 유리에 쏘아진다. 이 제품은 조도 센서로 작동하는데 눈부심 방지를 위해 외부 환경의 밝기에 따라 LED 밝기를 스무스하게 조절해준다. 밝기가 급격하게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어서 ‘언덕길에서 구슬 굴러가듯’, 밝기 정도가 스무스하게 조절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고객군, 최근 젊은 창업자 주문 많아

㈜조이의 고객군은 몹시 다양하다. 주문 요청도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조 대표는 "(주문을 받는 제품군이) 화장품 진동 쿠션 퍼프, 해빙기, 호텔 카드키 및 초인종 등 마스터 제어 시스템, 자동 손소독기 디스펜서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젊은 창업자들로부터 주문을 받는 사례도 많다고 했다.

thumbnail
해빙기 PCB와 제품 안에 배치된 모습.
thumbnail
납솥(좌)과 수땜(우).
thumbnail
수정발진기 PCB 부품(좌)와 양산 제품(우).

Q) 함께 작업한 창업자 가운데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최근에 저희 업체를 통해 제작한 제품을 와디즈에서 펀딩을 받아 양산에 성공하신 고객 분이 있다. ‘피오유엘’이란 회사에서 만든 ‘바이플라’라는 무필터 공기청정기다. 설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6개월 정도 함께 고민을 나눴던 제품이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 태어나기까지는 최소 수 개월에서 수 년까지, 많은 사람들이 한 제품에 대해 고민을 나눠야하고, 제작을 위해서는 협업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제품 하나가 만들어지면 뿌듯한 건 당연하다. 젊은 창업자 분들이 저희와 함께 수 개월 머리 싸매고 고민하던 제품이 세상의 빛을 보는 일은 매번 벅차다.”

Q) 제조 전문가로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나

“거창한 꿈이긴한데.. 말해도 되려나(웃음). 제조 산업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고객 분들이 '더 이상 양산 제품도 중국에 가서 만들 필요가 없구나' 하고 깨닫게 해드리고 싶다. 국내 제조업체 분들은 해외업체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고 계신다. 제품 설계부터 제작 초기에는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시다가, 결국 값싼 비용 때문에 중국에서 양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과거에 삼성전자의 협력업체로부터 수주 받아 만들었던 갤럭시 S10 광고판도 처음엔 저희가 만들었다. 그런데 결국 베트남 가서 만들더라. 저희가 더 좋은 제품을, 더 적절한 가격에 만들어드릴 수 있으면 언젠가 그런 날이 오지 않겠나. 저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5년 차 CEO 조영재 대표에게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지 묻자, 조 대표는 검지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짚고 신중하게 고민하다가 아래처럼 답변을 내놨다.

양심적으로 일하고 싶다.
고객 분들이 여러 업체 전전하면서 고생하시지 않도록 해드리고 싶다.
믿고 맡기실 수 있게, 먼저 믿음을 드리는 업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정직하게 일하겠다는 조영재 대표의 말에서 어쩐지 묵묵히 옆에 앉아있던 부친 조창현씨의 삶의 흔적이 엿보이는 듯했다. 50년 가까이 한 세월을 PCB 설계 전문가로 살아온 조창현씨는 인터뷰 자리에 함께했지만, 아들이 뭔가를 묻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자리에서 묵묵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의 세월을 물려받아 아들은 자신의 경영 철학으로 삼은 듯했다. 웃는 모습이 특히나 닮은 부자, 아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아들 또한 말보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전문가로서의 삶의 궤적을 밟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thumbnail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조영재 대표(좌)와 부친 조창현 씨(우).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는 ㈜조이를 비롯해 PCB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전문 파트너(제조업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지금 캐파를 방문해 보세요!

추천 게시물

related_post

캐파 고객 사례

'수확 로봇 개발기업' 메타파머스 "캐파 우량 고객 된 이유는..."

2022년 9월에 문을 연 농업용 수확 로봇 개발기업 메타파머스는 그간 지인의 소개를 받아 제조 파트너를 찾아왔습니다.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어서 제조에 대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없었기 때문이죠. 지인의 소개로 만난 제조업체들은 친절했지만, 책정된 견적이 적정한 수준인지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을 통해서도 제조업체를 찾아봤지만 대부분 스타트업과 협업하기에는 규모가 큰 업체들뿐이었습니다. 여러...

2024.06.11
related_post

고객・파트너 사례

태광레이저 "캐파서 성실한 고려인 인력 채용했어요"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인력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어왔어요. 인력난이 만성적인 문제가 되면서 이제는 스트레스 받을 시간에 가급적 빠르게 인력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태광레이저는 레이저 절삭 가공, 용접, 정밀 부품 가공 등을 주력하며 국내 800곳 이상의 거래처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수가 60명에 달하는 부산의 강소 기업이지만, 늘 인력난을 겪어왔습니다. 고령...

2024.05.14
related_post

고객・파트너 사례

'캐파마켓 고객' 대성이엔지..."절삭유 비용 216만원 아꼈어요"

경남 함안의 대성이엔지 정수용 대표는 창원의 한 판매 대리점에서 10년간 절삭유를 구매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절삭유를 구입하는 게 망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공 시 기계를 냉각시켜주는 절삭유는 기계가공업을 하는 대성이엔지에 꼭 필요한 원료이지만,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절삭유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최근까지 10만원 이상이 뛰었습니다. 격월마다 20L짜리 절삭유를 세 통씩...

2024.03.20
related_post

캐파 파트너 소개

스마트 팩토리를 현실로! '욱일레이저'를 소개합니다

[캐파 파트너 소개] 욱일레이저 최근 한 증권사는 <2024년 경제 전망> 리포트를 발표하며 2024년 한국 경제를 ‘내유외강(內柔外剛)’으로 요약했습니다. 수출 경기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내수 경기는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 의미입니다.  제조업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디스플레이, 해운 등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분야입니다. 그렇다면 부진을 딛고 활력을 되찾을 수...

2024.01.02

더 많은 콘텐츠 둘러보기

capa-logo

서비스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마케팅정보수신동의

캐파결제약관

서비스 운영정책

광고문의

(주)에이팀벤처스 (대표: 고산)​ | 서울특별시 서초구 나루터로 60​ (잠원동, 정원빌딩), 3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83458​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7-서울서초-1387​

문의 사항은 우측 하단 채널톡에 남겨주세요.

사업제휴 문의: business@capa.ai

점심시간 1시 - 2시 제외 • 주말/공휴일 제외
평일 오전 10시 - 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