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는 제조 문외한 입장에서 일상 속 생활용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간략한 제조 과정과 함께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5번째 순서로 맥주캔과 같은 알루미늄캔 제조에 사용되는 딥 드로잉 가공 방식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올 한 해는 어떻게 보냈는지 회고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터라 괜히 '센티'해지기까지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센치'해질 때면 저는 각종 주류를 떠올리게 됩니다. 한 마디로 '술이 당긴다'는 얘기죠.
한동안 코로나로 '혼술족'이 늘면서 저 역시 집에서 혼술을 즐기곤 했는데요, 가볍게 딱 한 잔 마실 수 있는 건 단연 맥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살 때는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이 '국룰'이죠. 이처럼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단연 가까이에 있었던 캔 맥주가 비로소 저의 제조 '알못' 레이더에 걸렸습니다. 오늘은 맥주 캔이 어떤 제조 공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맥주 캔의 재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맥주 캔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캔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초기엔 알루미늄 대신 강철과 아연이 섞인 '함석'을 재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그때까지 얇고, 가볍고, 잘 구겨지는 특성으로 인해 '약하고 쓸모없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알루미늄이 일부 제조업자들의 눈에 들어왔고, 이러한 약점은 순식간에 알루미늄의 최대 강점으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제조시 쉽게 팽창하고 모양을 다양하게 잡을 수 있는 알루미늄의 특성은 특히 옆 면과 아랫 부분을 한 번에 만든 뒤 내용물을 넣고 윗부분의 뚜껑만 끼우면 포장이 완성될 수 있기에 여러모로 음료용 캔을 만들기에 제격이었습니다.
알루미늄 캔의 또다른 장점은 '따개'가 없어도 손쉽게 뚜껑을 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초창기 알루미늄 캔은 음료 병과 마찬가지로 따개를 이용해 캔을 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공구 제조 기술자인 어니 프레이즈가 1962년에 일명 '팝-탑-캔'으로 불린 캔 뚜껑을 발명했습니다. 요즘 쓰이는 캔 뚜껑과는 차이가 있지만, 손잡이에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아래로 밀어 넣어 따개 없이도 캔 뚜껑을 열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알루미늄 캔의 몸통은 판금 가공법의 하나인 '딥 드로잉' 가공 방식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딥 드로잉 가공은 주로 지름에 비해 깊이가 깊은 제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가공법입니다. 둥그렇고 판판한 알루미늄 판을 구멍 위에 올려놓고 펀치로 눌러주면 금속판이 금형속으로 밀려들어가면서 펀치의 형태를 따라 가공됩니다. 원통형 모양의 캔을 만들 때는 펀치도 원통형이지만 아래 동영상과 같이 펀치의 모양에 따라 다른 모양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알루미늄처럼 얇은 재료를 가공하기 때문에 맥주 캔처럼 길쭉한 형태의 제품을 만드는 데 적합하지만 깊이가 얕은 제품을 만드는 데도 사용됩니다. 또 이음매가 없는 그릇이나 통 모양의 용기를 제작할 때도 자주 사용되는 가공법입니다.
아래 영상은 종이처럼 얇은 알루미늄 판을 가공해 알루미늄 캔으로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맥주 캔뿐 아니라 각종 음료 캔, 참치 캔, 골뱅이 캔 등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캔 용기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합니다. '드로잉'이라고 하면 그림 그리는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딥 드로잉'은 이와 같은 특정 가공 방식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프레스 - 드로잉 가공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클릭하세요)
한 해의 마무리를 생각하다 맥주를 떠올리고 나아가 차가운 맥주가 담긴 알루미늄 캔의 제조 공법을 살펴보는 저 자신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내년 이맘 때쯤엔 제조 '알못'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봅니다.
퇴근 후 하루 동안 수고했던 나 자신에 대한 보상으로 즐기는 맥주 한 캔.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알루미늄 캔 또한 고단한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또다시 센티한 기분이 드네요. 물론 과음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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