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처럼 금속판을 구부리는 공정은 다양한 '판금' 가공 방식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부린다고 표현했습니다만, 실제 제조 현장에서 ‘구부리기’라는 용어를 사용하진 않습니다. 현장에서는 보통 '벤딩' 혹은 '절곡', 두 가지 단어를 혼용하곤 합니다.
벤딩은 구부린다는 뜻의 영단어 'bend'에서 왔습니다. 한자어인 절곡(折曲)의 경우 사전적 정의는 '부러져서 굽어짐'(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지만 역시 구부리는 공정을 가리킬 때 사용합니다. 본고에서는 절곡이란 단어로 통일하여 사용하겠습니다.
오늘은 판금 분야의 대표 공정인 절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판금업계에서 얘기하는 절곡은 얇은 판재의 형태를 각도를 주어 구부리는 작업을 말합니다.
절곡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원하는 형태(디자인)를 구현하거나 ②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헤밍 절곡 공정을 통해 판재의 가장자리를 접으면, 판재의 두께가 두 배가 되어 강도가 높아집니다. ③ 쉽게 다칠 수 있는 절단면을 부드럽게 굽히기 위해서도 사용되죠.
판금에서 사용하는 얇은 형태의 금속 판재는 아무리 금속이라 하여도 판재의 형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얇은 판재의 형태를 한 금속은 쉽게 찢어지거나 뚫리지는 않더라도, 아주 얇은 판재 형태이기 때문에 휘어짐이 쉽게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곡 공정을 통해 원재료인 판재의 휘어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가공해야 하죠. 전지 사이즈의 종이를 그대로 들고 다니면 금세 너덜너덜해지지만(휘어지지만), 이를 적당한 사이즈로 접으면 계획하지 않았던 휘어짐 혹은 찢어짐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또, 날카로운 모서리 혹은 절단면을 절곡 공정을 통해 매끄럽게 만듭니다.
절곡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절곡 공정의 퀄리티에 따라서 제품의 외관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절곡을 얼마나 정밀하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제품이 깔끔해 보일 수도 있고, 엉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즉, 제작 치수의 편차(오차 범위의 정밀도)에 의해 제품의 최종 퀄리티가 결정되는 것이죠.
그럼 여기서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그래서 절곡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 답변은 "절곡은 정밀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입니다. 이게 무슨 하나마나 한 말이냐고요? 제품 개발 경험이나 제작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이해하실 겁니다.
판금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보통 정밀도를 판가름하는 것은 레이저 커팅과 같은 절단 공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절단 과정(레이저 가공 포함)의 기술은 이미 상향평준화 되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절단 과정이 결과물의 정밀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아니라는 겁니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르게 제품 품질의 절반은 ‘절곡(벤딩, Bending)’ 단계에서 결정됩니다. 품질을 결정하는 또 다른 주요 요소는 용접 공정이지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더 생길 수 있습니다. “레이저 절단기도 기계이고, 절곡 기계도 기계인데, 왜 레이저 기계만 상향평준화 되어 있는 걸까요?” 이는 사람이 기기에 관여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저 절단기는 사람이 관여하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기계에 소재를 올리고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절곡 단계에 사용되는 절곡 기기의 경우,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육안으로 판단하고 조작해야 하는 기계이기 때문에, 기계를 운용하는 사람의 노하우가 곧 품질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정밀한 작업물을 보장하는 업체는 항상 판금 가공이란 말 앞에 정밀이란 수식어를 붙입니다. 정밀 판금 가공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정밀’을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일반 절곡은 허용 오차가 1~5mm인 반면, 정밀 절곡은 허용 오차가 0.5mm이내입니다. 차이가 엄청나죠? 정밀 판금을 진행하면 제작 치수의 편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용접 공정으로 넘어가서도 제품의 모든 면이 깔끔하게 잘 맞아떨어집니다.
하지만 정밀 절곡이 아닌 일반 절곡을 진행하면, 허용된 오차만큼 틈이 발생하게 되고 눈으로 보기에 엉성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결국 정밀 판금 가공을 위해서는 절곡기를 잘 사용할 줄 아는 실력자를 만나야 합니다.
지금까지 절곡 공정의 의미와 그 필요성, 그리고 정밀 절곡과 일반 절곡의 차이점을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양각 절곡, 음각 절곡, 직각 절곡, R-절곡(R-Bend), 헤밍(HEM) 등 다양한 절곡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캐파(CAPA) 파트너인 판금 전문 제조업체 'ECS'의 이준혁 과장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는 ECS를 비롯해 판금을 통한 제품 생산을 도와드릴 국내 최고 수준의 판금 가공업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조 방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도면이 없더라고 걱정하지 마세요. 캐파 파트너스(제조업체)가 초보 고객도 쉽게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제품 디자인부터 기구설계, 실제 제품 제작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 드립니다. 지금 캐파(CAPA)를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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