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러려고 박사까지 했나..."
신상 에이블랩스 대표는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박사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도 실험실에서 수작업으로 시약이나 용액, 세포를 배분하는 '노가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어느 날 소위 '현타'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좀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바이오 분야 연구자들은 똑같이 사람의 손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신 대표는 '남들도 다 그렇구나' 하고 체념하는 대신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21세기에 수작업에 의존하는 실험실 연구자들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블랩스' 창업에 나선 것입니다.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제품이 바로 '노터블(NOTABLE)'입니다. 노터블은 자동으로 액체의 용량을 조절해주는 실험실 자동화 로봇입니다. '리퀴드 핸들러(Liquid Handler)'라고도 합니다. 사람이 일일이 스포이드를 써가며 하던 수작업을 노터블을 이용하면 최대 100배의 효율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즉, 노터블을 사용하면 사람이 3번 정도 작업할 시간에 30~300회의 반복 실험을, 보다 정확하게 시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생산성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더 이상 '석박사'급 고급 인재들이 노가다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오롯이 연구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와 같은 에이블랩스의 기술력은 객관적으로도 입증되었습니다. 작년 말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EO가 주최한 스타트업 서바이벌 오디션 대회인 '제1회 유니콘하우스'에서 에이블랩스가 노터블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또 페인포인트 해결 못지않게 사업적인 로드맵도 명확하게 세웠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레퍼런스'가 중요하다고 판단, 최우선 목표를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를 뚫자"로 세운 것입니다. 쉽지 않은 목표 같았지만 현장의 문제점을 뾰족하게 해결한 에이블랩스의 해법은 삼바에도 통했습니다. 노터블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작업표준지침)에 등재되어 실험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삼바가 해당 공정에 국산 로봇을 도입한 것은 노터블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에이블랩스의 다음 행보는 해외 시장 진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국내엔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고,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는 스위스나 독일의 고사양 제품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노터블과 같은 '리퀴드 핸들러' 로봇을 만들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정교한 동작에 필요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를 구현할 제조 기술 또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특히 자체 공장이 없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입장에선 제대로 된 외주 제조업체를 만나는 것이 몹시 중요합니다.
에이블랩스의 공동창업자인 고남일 이사는 "노터블의 첫 시제품을 만든 곳이 바로 CAPA"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에이블랩스는 온라인 제조 플랫폼 CAPA를 통해 노터블에 들어가는 86종의 부품 모두를 의뢰했습니다. 이렇게 제작한 부품을 직접 조립해 시제품을 완성했습니다. 에이블랩스는 새로 개발 중인 제품과 관련된 부품 역시 CAPA를 통해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CAPA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에이블랩스. CAPA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에이블랩스의 본사를 찾아 공동창업자인 고남일 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생명공학을 전공한 대표가 실제로 느꼈던 불편함이 사업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수작업으로 리퀴드 핸들링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자동화 장비를 찾고 있었는데, 국내엔 아예 없었고 외국 제품은 너무 비싸서 구매할 엄두를 못 냈다고 합니다. 박사까지 하고 수작업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자니 '현타'가 왔다고 하네요. 이때의 경험에 착안해 자동화 로봇을 직접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삼성을 뚫어보자는 뚜렷한 목표가 생긴 건 유니콘하우스에 출전했을 때였습니다. 유니콘하우스에 출연하면서 이 사업 자체가 레퍼런스가 굉장히 중요한 비즈니스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해외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최고의 레퍼런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레퍼런스는 '삼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삼바를 뚫어보자' 결심하고 인천스타트업파크의 지원을 받아가며 밀어붙였습니다. 결국 삼바에서 저희 노터블이 SOP(작업표준지침) 등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특정 실험을 할 때 노터블을 이용하는 것이 표준 규격이 되었다는 얘기죠."
"현재로선 동일한 성능을 내는 타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반드시 우리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은 가격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들은 저희 제품과 비교해 최대 10배 정도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리퀴드 핸들러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하이엔드'급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바이오 분야에서 요구하는 스펙은 그렇게까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오버 스펙'이었던 거죠. 노터블은 기존 제품에서 필요한 부분만 취해서 만들다 보니 가격을 많이 내릴 수 있었습니다. "
"아직 완벽히 개발을 완료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계속해서 '디벨롭' 중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는 데까지는 2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라) 주변에서 미리 다 기획했던 것 아니냐며 많이 놀랐습니다. 미리 전부 기획했던 건 정말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CAPA를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만남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CAPA에서는 비대면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저희의 니즈를 잘 맞춰줄 수 있는 파트너사를 만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CAPA를 통해 노터블에 들어가는 86종의 부품 모두를 의뢰했습니다. 이렇게 제작한 부품을 받아다 직접 조립했습니다. 새로 개발 중인 제품과 관련된 부품 역시 의뢰한 상태입니다. 전체 가공과 관련한 모든 부품을 이런 식으로 수급했다고 보면 됩니다."
"삼바라는 좋은 레퍼런스를 얻었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아시아 쪽 바이오, 제약 기업을 많이 유치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대상이 일본이나 우리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 또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에이블랩스는 2023년 상반기 미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빠르면 내년 미국에 법인을 세울 예정이고, 본격적인 노터블 양산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채용도 공격적으로 해나갈 계획입니다. CAPA를 통해 제조한 노터블로 드넓은 미국 땅을 정복할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저희 CAPA 역시 에이블랩스의 행보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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