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적층제조, 금속3D프린팅 기술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제조업의 미래라고 불리며 새로운 생산기술로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마치 모든 제조공법의 한계를 극복해 줄 것처럼 기세가 등등했던 시절이 있었죠.
같은 논리로 CNC 머신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기존 주조, 판금 같은 금속가공 기술도 시장에서 도태됐어야 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금속적층 제조, 금속3D프린팅 기술도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제조 공법과 생산 기술 중 하나일 뿐입니다.
3D프린팅의 장·단점을 금속적층제조 기술도 동일하게 갖고 있습니다. 장점은 다른 제조 공법 대비 복잡한 형상을 구현하는데 용이하고 설계에서 완제품까지의 시간이 최소화되어 개발 비용이 감소되는 점 등입니다. 반면 생산 속도가 느려서 대량 양산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죠.
금속으로 된 어떠한 부품을 개발하거나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행위의 목적은 부품 자체이거나 제품 성능을 높이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금속 부품 단위에서 성능 지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다양한 부분이 검토돼야 하지만 이 중에서 중량이 제품 성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 강성의 확보가 중요한 경우가 있다면 금속적층제조 기술을 활용해 보는 것이 적합합니다.
그렇다면 금속적층제조, 금속3D프린팅 기술은 왜 사용하는 걸까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금속적층제조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위상최적화' 설계법을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위상최적화 설계법은 오래된 최적화 설계 기술임에도 실제로 제조하기 어려운 복잡한 형상으로 인해 적층제조 공법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잘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금속3D프린팅과 궁합이 좋은 설계 방법이어서 금속3D프린팅 특화설계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위상최적화 설계법은 구조해석을 통해 필요한 부분의 질량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은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제품 경량화를 목표로 한다면 이 설계법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CNC 공작기계에서 공구교환장치의 역할은 필요한 시점에 공구를 교환해 주는 것이죠. 약 3~8kg 정도(BT40 기준) 되는 공구를 들고 빠르게 회전한 후 정확한 위치에 딱 정지해야 하기 때문에 회전 관성모멘트와 강성이 중요한 설계 포인트입니다. 이에 가벼울수록 제어가 용이해지고, 제어가 용이하면 가속과 감속 시간 조절폭이 커지기 때문에 공구 교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죠.
간단하게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연 30만대 정도 캐파(생산능력)를 가진 자동차 부품 공장이 있습니다. 부품 1개를 생산하는 데 10개 정도의 가공 공정이 있습니다. 만약 공구 교환 시간을 0.1초만 줄여도 부품 한 개당 1초라는 생산시간을 아낄 수 있겠죠.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대략 3000여개를 더 생산할 수 있습니다. 부품 단가를 1만5000원이라고 하면, 장비 1대당 약 4500만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가져다주게 되는 겁니다. 보통 자동화 라인은 30대 정도의 장비로 구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13억5000만원의 부가가치를 발생시켜주는 셈입니다.
위상최적화 설계가 가능한 소프트웨어(SW)는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Ansys'사의 설계·해석툴을 활용했습니다.
부품에 요구되는 조건을 SW에 입력하고 목표한 경량화 수치를 지정하면 자체적으로 구조해석을 거친 후 불필요한 부분의 질량을 제거하는 작업을 반복하게 됩니다. 실제로 SW를 활용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스펙을 어떤 기준을 갖고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시간과 노하우가 많이 필요한 진짜 엔지니어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위상최적화 프로세스 후에는 반드시 처음에 정한 스펙에 들어오는지 검증을 해야 합니다. 우선 Ansys Discovery 내에서 1차로 검증 해석을 빠르게 수행해 보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이후 결과가 스펙을 만족하게 되면 Ansys Workbench Mechanical로 데이터를 다시 한번 정밀하게 검증해 결과물에 대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놓는 것이 좋겠죠.
DfAM(적층제조 특화 설계) 위상최적화를 적용한 공구교환장치 개발 결과 기존 부품 대비 중량이 56%가 감소됐고 중량 대비 성능은 최대 7배가 향상됐습니다.
더불어 공구교환장치의 회전 관성모멘트가 낮아졌기에 이를 제어하는 모터의 사양을 낮춤으로서 원가절감도 기대할 수 있겠죠. 또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수주 경쟁에서 승리하며 제품 판매량 증대 효과도 누릴 수 있겠죠.
이처럼 분명한 목적을 갖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생산기술의 장점을 잘 활용한 설계를 적용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기존 방식대로 설계된 도면을 갖고 단순히 시제품 제작 용도로만 금속적층제조 기술을 활용한다면, 그 능력을 1%도 활용하지 못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실제 많은 기업들이 제품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금속적층제조 기술을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이미 양산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은 캐파 파트너스인 금속 3D프린팅 전문업체 '홍스웍스'의 정지홍 대표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캐파에는 홍스웍스를 비롯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3D 프린팅 전문업체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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