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양산 준비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양산 준비 과정에서 제작 방법을 검토했고, 대표적인 양산 방법인 사출에 대해 소개해드렸죠. 양산 전 제작 방법 결정 외에도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데요. 특히 BOM을 제대로 정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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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BOM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BOM(Bill of Material)은 한국어로 ‘자재명세서’라고도 합니다.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원재료 또는 부분품에 대한 상세내역입니다. BOM은 한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생성부터 폐기까지 제품정보와 속성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죠.
BOM은 제품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어떤 물품을 생산하고자 할 때 어떠한 부품이 몇 개 소요되고, 조립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주요 부분품들은 어떤 것이 있으며, 이러한 부분품을 어떻게 모아서 최종 완제품을 구성하게 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소요자재명세표이기 때문에
BOM만 있으면 그 제품을 그대로 베껴서 같은 가격으로 양산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스마트폰의 제조원가가 얼마라는 기사를 보신 적 있을 거예요. 이런 제조원가를 따질 때도 BOM이 필요합니다.
BOM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역량이어서, BOM을 관리하는 툴도 많고 개선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BOM을 제대로 만들고 관리하면, 기획ㆍ개발ㆍ양산에 이르기까지 원가ㆍ중량ㆍ투자비 변동과 추이 분석이 가능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쉬워집니다.
설계변경 관리 공수가 감소하고, 공정별로 부품 소요량을 실시간 산출할 수 있으며, 애프터서비스를 위한 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BOM은 설계부터 생산, AS까지 약속된 코드 체계이지만, 다양한 버전이 존재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설계 단계에서 쓰이는 EBOM, 제조 단계의 MBOM, 세일즈의 SBOM, 유통/재고 관리의 XBOM 등으로 나뉜 걸 아실 수 있을 거예요.
각 BOM에 포함된 정보의 종류가 다릅니다.
왜 BOM을 이렇게 나눌까요? 제품을 생산하는 각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의 범위와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EBOM과 MBOM을 보면, EBOM에는 설계/디자인/제품 개발 계획에서 파생된 정보가 담기고 MBOM에는 재료 수급, 공급 업체, 제품 생산 계획에서 파생된 정보가 담깁니다.
각 BOM 간에 업데이트 정보가 잘 유지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겠죠.
BOM은 제품을 여러 사람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다른 제품을 만들거나, AS가 필요할 때 필요합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EBOM, MBOM, SBOM 등 다양한 종류의 BOM을 반드시 모두 다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BOM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다 외부에서 한다면, 재고 대장만 갖고 있으면 됩니다. 재고 관리만 잘 하시면 되겠죠.
제품의 설계까지는 내부에서 하고, 양산은 외부에서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럴 경우에는 내부에서 EBOM(Engineering BOM)을 갖고 계시고, 양산 업체가 MBOM(Manufacturing BOM)을 관리하면 됩니다.
제품 설계부터 양산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면 설계/개발자는 EBOM을, 생산 파트에서는 MBOM을 관리하시면 됩니다.
스마트폰을 생각해 볼까요. 스마트폰 기기가 고장나면 AS를 해주지만,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이 불량이면 완제품으로 교환해 줍니다.
스마트폰 케이스가 문제가 생기면 수리를 하기보다는 버리고 새로 사죠.
제품의 가격, 수리에 따른 기회 비용, 제품의 지속가능성, 소비자의 사용 행태 등을 생각해서 AS 정책을 정하시고 그에 따라 BOM의 관리도 달라져야합니다.
페트병이나 볼펜만 만드는 곳이라면, 혹은 복잡한 시계이지만 한 종류만 만드는 곳이라면 BOM이 복잡하거나 계속 바뀔 일이 드물 것입니다.
수 만 개의 단일 제품은 발주서가 곧 BOM이 됩니다.
반대로 버전이 자주 바뀌는 제품이라면 BOM이 잘 만들어지고 업데이트가 꼼꼼할수록 좋습니다.
아이폰 7과 아이폰 8이 만약 같은 나사를 쓰지만 다른 렌즈를 쓴다면 관련 AS가 들어왔을 때 나사는 공통적으로 쓸 수 있지만, 렌즈는 다른 걸 써야겠죠.
이럴 때 MBOM이 이를 잘 지시해줄 수 있어야 부품 재고가 줄어들 것입니다.
또 나사를 구매할 때 더 많은 나사를 한 번에 구매해도 되니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커져서 가격 협상이 수월해지겠죠.
아이폰 8 플러스의 다양한 부품들
BOM에는 부품의 품명과 품번이 들어갑니다. 하나의 제품에 품명이 겹치는 부품들이 많다면, 품번이 잘 구분되어 있어야 조립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고 생산 라인이 원활하게 돌아가겠죠. 예를 들어 품명이 나사라면, 자동차 안에 수많은 나사가 들어갈 것입니다. 1번 나사와 2번 나사가 있는데 구분을 못하고 발주를 내면 엉뚱한 재고가 쌓이는 동시에 부품이 없어서 생산이 늦어지겠죠.
도면 다음으로 제품의 정보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문서가 BOM이기 때문에, 도면과 BOM 중 하나만 있어도 제품을 비슷하게 카피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정보와 노하우, 어디에서 얼마에 어떻게 만들어지고 후처리 공정은 어떻게 하는지까지 다 명시되어 제품 그 자체라고 보셔도 됩니다. 그래서 외부 생산공장에 BOM을 넘길 때, 비밀유지각서를 받기도 하고 도면을 2D 도면으로 넘겨주기도 합니다.
BOM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제조의 모든 과정이 삽질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잘 정리된 BOM이 있으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공장을 인수해도 제대로 만들 수 있고요.
BOM의 버전 관리는 매우 중요한데요. 제품명이 안 바뀌었더라도 제품 안의 부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예로 든다면, 차의 이름은 바뀌지 않았어도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은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부품의 성능을 더 나은 것으로 개선했을 수도 있고, 안전을 위해 어떤 부품을 더 보강하기도 합니다.
만약 BOM 버전이 업데이트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AS를 위해 부품을 주문해야 하는데, 지금 쓰이지 않는 이전 버전의 부품을 발주하면 쓸모없는 고철이 될 것입니다. 쓸데없이 창고도 차지하겠죠. 발주하는 사람이 부품을 하나하나 지금 쓰이는 것인지를 챙겨야 된다면? 시간이 무한대로 걸리고, 생산이 오래 걸리거나 제품 불량률이 증가합니다.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제품은 생산이 안 되고, 기업의 순이익은 감소하겠죠.
본격적 양산에 들어가기 앞서 BOM을 제대로 정비하고, 체계를 잘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시제품 단계와 다르게 아주 작은 실수도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니 철저하게 준비하는 게 필요합니다.
경험이 풍부한 제조 전문가가 양산 전 준비 단계에서 BOM까지 제대로 정비해야 지속적 품질 관리가 가능합니다.
창업 초기 기업,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면 제조 전문가를 매칭하는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 비교견적에서 함께 하시는 것도 전체적인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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