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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건축의 진화, 3D프린팅으로 이슬람사원을?

2023/02/07

[3D프린터 트렌드] 콘테크(Contech)로 각광

3D프린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한동안 시제품 제작이나 실험실 등에 국한됐던 3D프린터 용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건설업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집을 하루 만에 '프린팅'한다고? 참고>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콘테크(Contech)'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존 건설업의 비효율을 개선할 혁신 기술로 3D프린팅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엔 미국에서 처음으로 3D프린터를 이용한 2층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가 하면 이슬람 국가인 두바이에선 전통 이슬람 사원을 3D프린터로 건설한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 미비로 인해 3D프린팅을 이용한 건축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D프린팅 건축이 빠르게 우리의 주거 환경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최신 3D프린팅 건축 현장으로 캐파가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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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프로젝트 가상 이미지(출처: Hannah)

텍사스에 미국 최초의 3D프린팅 2층 주택 건설

지난 2022년 7월 착공한 '휴스턴 프로젝트'는 미국 최초의 3D프린터를 이용해 2층 주택을 짓는 프로젝트입니다. 독일의 3D 건설 회사 한나(Hannah)와 휴스턴 소재 엔지니어링 및 건설 회사 사이브(CIVE)가 2년 동안 공동으로 작업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교외에 대형 3D프린터를 동원해 침실 3개를 포함한 약 112평 넓이의 주택을 콘크리트로 '출력'합니다.

주택 건설용 대형 3D프린터는 일반 소형 3D프린터와 달리 플라스틱이 아닌 콘크리트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택 크기에 맞게 맞춤형으로 변화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건설업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는 3D프린팅 건축이 단순히 콘크리트를 쌓아올리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 건축 방식으로 주택을 지을 때에는 보조 비계를 갖춘 상태에서 철근 콘크리트를 이용해 골조를 세우고, 단열재와 마감재 시공 등은 단계별로 공정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건물은 '단열'과 '방음'이 가장 중요한데 단열은 밀도가 낮을수록 단열 효과가 뛰어나서 주로 공기층이 많은 스티로폼을 사용합니다. 이에 반해 방음은 밀도가 높을수록 방음 효과가 좋습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건설 방식으로는 단열과 방음을 각각 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건설용 3D프린터는 콘크리트를 출력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공기층을 주입할 수 있어서 단열 효과를, 콘크리트 구조체로 인한 방음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휴스턴 프로젝트의 건축 디자이너이자 한나의 공동 설립자인 레슬리 록(Leslie Lok)은 "3D프린터가 실질적인 일을 대부분 하기 때문에 건축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은 4~5명 정도다. 또한 굉장히 높은 무게의 노동을 견딜 수 있다는 것도 3D프린터의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휴스턴 프로젝트는 현재 절반 정도 완료되었습니다. 완공이 되면 대학교에서 주택 건축에 대한 기술적 잠재력을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사이브의 구조기술책임자인 히크맷 저브(Hikmat Zerbe)는 이번 휴스턴 프로젝트와 관련해 "3D프린터의 가능성을 관찰하고, 서로 다른 기후 조건에서 재료의 반응을 학습하며, 프린팅 속도를 최적화 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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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3D프린팅 사원 가상 이미지(출처: IACAD)

두바이, 세계 최초 3D프린터 이용한 사원 짓는다

두바이 주메이라 해변에 가면 3D프린팅으로 지어진 프랑스 명품 패션업체 디올(Dior)의 팝업 스토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 두바이 통치자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악 막툼이 "2030년까지 모든 미래 건물의 25%를 3D프린팅 기술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만들어낸 성과 중 하나입니다. 디올 가방 고유의 디자인이 팝업 스토어 외관에 그대로 구현되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잡아끕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두바이의 IACAD(Islamic Affairs and Charitable Activities Department, 이슬람 자선활동부)는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이용한 사원을 짓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약 605평 규모로 지어지는 이 사원은 최대 600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IACAD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IACAD의 5가지 핵심 목표 중 2가지에 해당하는 '사원의 지속 가능성'과 '이슬람 리더십 강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구심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건설용 3D프린터는 한 번에 3명의 작업자가 시간당 2㎡ 속도로 재료를 적층하는 수준의 효율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기본 공사 기간은 대략 4개월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명의 인력을 프린터 1대로 대체하고 시간도 적게 소요된다는 점에서 3D프린터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지어지는 만큼 아직 일반적인 건축 방식으로 사원을 짓는 것보다 비용은 30%가량 비싸지만, 건축 자재 낭비를 줄이는 등 친환경적인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공사는 올 10월부터 시작됩니다.

이처럼 두바이는 3D프린터를 이용한 건축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핫'한 곳입니다. 두바이 정부는 2021년 세계 최초로 3D프린팅 기술로 지은 연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로보틱스와 드론을 집중 연구하는 이곳은 두바이 정부가 글로벌 적층 제조 R&D(연구개발)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장소입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두바이가 3D 프린팅의 '성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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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건축, 국내선 제도 미비로 활용 제한

이쯤되면 국내에서는 3D프린터로 지어진 건물은 없을지 궁금증이 생기실 겁니다. 3D프린팅은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4월 3D프린팅 전문 건축기업 '하이시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재 건설 중인 주택재개발 사업에서 3D프린터로 인조 조경벽을 만들었습니다. 현대건설 또한 국내 최초로 복합소재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한 비정형 벤치를 만들어 송도의 한 아파트에 시범 설치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3D프린터 벤처기업 '뉴디원'자체 개발한 3D프린터 모델을 활용해 황토 찜질방과 가정용 소형 주택을 건설했습니다. 황토 찜질방은 일체형 외벽을 출력해 만들었고, 소형 주택은 콘크리트를 활용해 약 10평 규모 공간을 11시간 만에 제작했습니다. SUV 차량을 시속 50km 이상 속도로 3D프린팅 주택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해 무사히 안전성 검증까지 마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에서는 3D 프린팅으로 지은 건물에 사람이 거주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3D프린팅 건물을 상용화하기 위한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인 이유 때문에 3D프린팅 건물의 활용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죠.

국내 IT 및 건설 기업인 HN그룹높이 12m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3D 프린터를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법적 문제 때문에 해외로 먼저 진출한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이미 3D프린터로 지어진 대규모 주택 단지가 건설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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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주택 상용화되려면 강도, 비용 등 관건

주택 시장에서 3D프린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당장 관건이 되는 부분은 강도입니다.

과거 철근 콘크리트는 단단한 강도를 바탕으로 고층 건축에 성공함으로써 20세기 주택난을 해결하는 혁명적인 건축 기술이 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3D프린터로 짓는 콘크리트 건물의 강도는 아직 4~5층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D프린터가 진정한 '콘테크'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노동과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고층 건물도 너끈히 지을 수 있는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또 다른 이슈는 비용입니다. 콘크리트는 목재에 비해 폭풍우 등 악천후에 더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건축 자재입니다. 따라서 똑같은 건물을 짓는다고 할 때 굳이 3D프린터를 사용하느니 목재를 활용한 조립식 주택을 짓는 편이 아직은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3D프린팅 건축 비용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폐기물이 적게 나와 친환경적이란 평가를 받는 3D프린팅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건비가 든다는 점 또한 3D프린팅 건축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머지 않아 국내에서도 3D프린터로 지은 주택이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쯤엔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 3D프린팅 주택에 대한 견적과 시공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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